#1.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를 운영하는 기우진 대표는 십 년 전 동네에서 폐휴지를 수집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고령화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3개월간 이들을 사진으로 담다가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고 이들의 어려움마저 들여다보게 됐다. 기독 대안학교 교사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그는 폐지수집 어르신들을 고용해 이들이 ‘자원 재생활동가’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고 이들이 만든 폐휴지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2.남기웅 커넥트픽처스 대표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영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작인 다큐멘터리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와 영화 ‘교회오빠’ 외에도 영화 ‘귀향’ ‘폴란드로 간 아이들’ 등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이 그의 손을 거쳐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한국 영화시장에서 기독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0.1%가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 기독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사명감 때문이다. 그는 “이런 영화가 세상 한복판에서 상영될 때 복음의 메시지가 선포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셜벤처 문화 과학기술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선교적 사명을 이루는 ‘게임 체인저’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게임 체인저는 특정 분야에서 판을 흔들어 시장의 흐름이나 판도를 뒤집도록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을 일컫는다.
BAM ‘게임체인저’ 한자리에
비즈니스선교연합체 IBA(International Business Alliance)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서울 양천구 한사랑교회에서 ‘BAM: 게임 체인저’를 주제로 ‘IBA 서울콘퍼런스 2023’가 열렸다.
비즈니스를 통해 실제적 변혁을 만드는 기업인, 지역교회 목회자, 선교단체 대표와 현장선교사 등 다양한 BAM(Business As Mission·선교로서의 비즈니스) 현장가들이 글로벌 선교, 이주민 시대, 통일한국, 일터 현장 등에 대해 영감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다니엘 IBA 사무총장을 비롯해 신영진(SIENNA Korea) 정원혁(디플러스) 대표, 나종일 루트임팩트 부문장, 정민영 선교사 등이 강사로 나섰다.
2007년 중국 상하이한인연합교회에서 시작된 IBA는 7회 대회인 2013년부터 서울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당연하게 인식된 BFM(Business For Mission·선교를 위한 비즈니스) 개념을 넘어 ‘비즈니스가 곧 선교’라는 인식이 확대되는데 이바지했다.
2040과 선교로 소통·동역 기회
예년과 다르게 이번 콘퍼런스 참석자 400여명은 대부분 20~40대 젊은 층으로 구성됐다. 한국교회가 젊은 세대와 비즈니스 선교를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메시지를 확인한 셈이다. IBA는 참석자들이 다양한 이슈 그룹 등에서 소통하며 향후 동역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영역별 네트워킹 모임’도 마련했다.
IBA 공동대표인 엄기영 목사는 “그동안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것에만 집중한 한국교회가 삶과 복음이 일치되지 못한 크리스천의 삶을 자성하고 있다”며 “교회뿐 아니라 일터 등에서도 선교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총체적 선교를 가르쳐 지키게 할 때”라고 강조했다. IBA 콘퍼런스에 세 차례 참석했다는 중국 여성 쿠이얜쉬(34)씨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터에서 복음을 증거하도록 도전하는 콘퍼런스에 많은 은혜와 유익함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IBA 사무총장
“하나님이 보낸 삶의 현장에서 청지기의 사명 감당해야”
“하나님이 보낸 삶의 현장에서 청지기의 사명 감당해야”
“코로나 팬데믹 후 특히 해외 선교 현장의 문이 닫히고 있습니다. 교회로는 선교지에 들어갈 수 없고 오히려 비즈니스로 들어가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다니엘(47·사진) IBA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서울 한사랑교회에서 진행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비즈니스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즈니스선교연합체 IBA(International Business Alliance)가 26일까지 이틀간 개최한 ‘IBA 서울콘퍼런스 2023’을 기획한 그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복음으로 실제적 변혁을 이끄는 크리스천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 사무총장은 “우리보다 앞선 믿음의 세대가 ‘결과 중심적’ 선교를 하다 보니 세상의 실제적 아픔과 필요에 응답하지 못한 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일뿐 아니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나님이 허락한 곳에서 모두 청지기로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IBA가 비즈니스 선교의 과정, 생활 방식, 변혁 가치를 추구하는데 한국 상황에도 잘 맞는 것 같다”며 “이런 IBA 메시지가 최근 복음화율이 낮은 젊은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IBA는 2004년 로잔운동으로 본격화된 글로벌 BAM(Business As Mission·선교로서의 비즈니스) 운동의 흐름에 따라 2007년 설립됐다. 사회를 복음으로 회복시키는 크리스천 비즈니스 리더들을 세우기 위해 교육 포럼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그는 “창조세계를 돌보고 사회적 약자를 일으켜 세우는 다양한 사역 사례를 접한 크리스천들이 곳곳에서 세워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