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폭행부터 코인사기까지… 위증 적발 올들어 64% 늘어

입력 2023-08-28 04:06
사진=최현규 기자

여자친구를 전신에 피멍이 들 정도로 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는 수감중에 피해자에게 편지 수십통을 보내 위증을 압박했다. 보복이 두려웠던 여자친구는 “오빠가 때리지 않았다”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전주지검 형사2부는 A씨에게 위증교사 혐의를 적용해 추가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으로 불린 시행령 개정 후 검찰의 위증 범죄 직접수사가 크게 증가했다. 대검찰청은 올해 1~7월 검찰이 인지 수사한 위증 사범은 3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6명보다 63.9%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위증 사건은 마약, 다단계 사기, 교제 폭력 사건 등에서 폭넓게 발생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3부는 필로폰 사범들이 구치소에서 편지를 주고받은 후 수사기관 진술을 번복하자, 구치소 압수수색 등을 통해 위증 혐의를 밝혀냈다. 필로폰 매수자 B씨는 공범들에게 “수사기관 자백은 증거가 되지 못한다”며 법정에서의 진술 번복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공판부는 가상화폐를 매개로 390억원 상당을 뜯어낸 사기 사건의 조직적 위증 사실을 적발했다. 주범 격인 다단계업체 이사 C씨는 업체 직원 등에게 위증을 시켰고, 직원 등은 “C씨는 운전기사였을 뿐”이라는 취지로 위증을 한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불거진 위증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의 금품 수수 시점과 관련해 이모(64)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이 의도적 거짓말을 한 정황을 잡고 조사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