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막자”… 교회,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선다

입력 2023-08-28 03:02
새중앙교회와 벤처투자사인 ‘어번데일벤처스’가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공유 업무공간 지원으로 일자리 제공과 지역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청년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청년 창업가 양성 등 지방 청년 일자리 제공을 위해 지역교회가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 육성에 나선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자연환경과 문화 등 지역의 다양한 콘텐츠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를 뜻한다. 이 같은 활동으로 인구 유출에 따른 지방 소멸화를 막는 데 교회가 일조하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키워내기 위해 교회 인근에 신생창업기업 전용 공유 업무공간인 새중앙어번데일로컬센터(센터장 윤은성 목사)를 조성했다. 오는 10월부터는 종교와 상관없이 입주 업체를 모집한다. 센터 명칭인 어번데일은 로컬 전문 투자사 어번데일벤처스(대표 권혁태)에서 따왔다.

교회는 지난달 21일 어번데일벤처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어번데일벤처스는 청년창업펀드와 도시재생펀드 등을 운용한 경험과 부산에서 지역 새싹기업을 육성한 경험을 보유한 벤처투자 전문기업이다. 양 기관은 교회와 전문기업의 협력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윤은성 새중앙어번데일로컬센터장은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대학 졸업생의 경우 지방에 취업하는 비율은 12%인 데 반해 지방대학 졸업생이 수도권에 취업하는 비율은 40%”라며 “지방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한 수도권 이동은 지방 소멸의 핵심 원인”이라고 짚었다.

2021년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감사보고서에도 지방 소멸의 원인이 일자리 문제와 상관성이 드러난다.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경우 지방대학 졸업자보다 첫 일자리 소득이 높다. 이 같은 현실은 지방대 졸업자의 수도권 취업을 부추기고 저출산 문제와 겹치면서 지방 소멸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윤 센터장은 “이는 교회와도 무관하지 않다. 청년들이 머물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에 지역교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청년이 사라지면 인구가 줄고, 사람이 없으면 교회도 무사할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할 골목상권에는 교회가 있기 마련이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교회가 어떻게 동참할지 길을 열어주고 선교의 접촉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센터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는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우수한 새싹기업으로 키우고 로컬 크리에이터 전용 팝업스토어를 개설해 지역상권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