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 일군 하디처럼 청년이 성령의 역사 이끌자”

입력 2023-08-28 03:03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가 26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 성령한국 청년대회’에서 회개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26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입구부터 인파로 붐볐다. 광림교회(김정석 목사)가 주관하는 초교파 청년 연합집회 ‘2023 성령한국 청년대회’ 참가자들이었다. 성령한국 청년대회는 원산과 평양 부흥운동 등을 이끈 로버트 하디(1865~1949) 선교사의 영적각성을 기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열렸다.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대회 주제는 ‘빛(PHOS·THE LIGHT)’이다. 교회와 점점 멀어져가는 청년들에게 성령의 빛을 선사해 신앙 회복과 부흥을 이끌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첫 초교파행사, 예년의 2배 참석

행사장 곳곳은 초교파 연합집회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지역교회 청년공동체부터 캠퍼스 선교단체, 군인교회 교인도 눈에 띄었다. 연령층도 다양했다. 일반 청년뿐만 아니라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참석한 어린아이들과 백발의 어르신들도 눈에 띄었다. 참가자 수는 이전 대회보다 2배 이상 많은 4500여명이었다.

행사 개막 전 참석자들은 기도로 집회를 준비했다. 찬양단의 경쾌한 음악으로 행사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저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찬양했다. 머리 위로 손뼉을 치는 청년부터 두 손을 들고 찬양하는 이들, 눈을 지그시 감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개회사를 통해 “이곳에 참석한 한 사람 한 사람이 120년 전 하디 선교사와 같다. 여러분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살고 여러분이 일어나야 대한민국이 일어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여러분이 하나님의 영광을 전하고 한국교회의 위대한 역사를 세우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이날 행사는 주제 문구인 포스(PHOS)를 한 글자씩 나눠 임재(Presence) 거룩(Holiness) 선교(Overflow) 파송(Sending) 4가지 테마로 나눠 찬양과 설교로 진행했다. 강사로는 박동찬(일산광림교회) 홍민기(라이트하우스) 목사 등이 나서 각각 애즈버리 부흥과 삶의 간증 등을 나눴다.

회개할 때 성령의 역사 나타나

이날 깜짝 출연한 R&B가수 ‘범키’(권기범)의 간증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과거 힘든 시기에 하나님을 만나 구원을 받았던 경험을 나누면서 “여러분이 주님의 100% 완성품”이라고 강조했다. 범키는 “삶이 절벽 끝에 있을 때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제 삶을 구원했다”며 2가지 성경구절을 소개했다.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안에서 빛이라’(엡5:8)와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고후 5:17)였다. 범키는 이어 “본인 스스로 가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깨달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완벽하게 지으셨으며 각자의 소명과 목적을 허락하셨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강사는 대회장인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였다. 그는 청년들에게 ‘죄의 고백과 회개’를 강조했다. 자신의 죄에 대한 철저한 고백과 뉘우침이 선행돼야 예수님께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우리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가. 자기중심의 삶을 살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하나님과 거리를 두며 살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 삶의 죄 된 것들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회개할 때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게 된다”며 “하디 선교사가 1903년 원산에서 회개운동을 이끌어 이 땅에 복음 역사의 계기를 만들었던 것처럼 여러분이 오늘 날의 젊은 청년인 하디가 돼 성령의 역사를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수가 삶의 주인되심 깨달아
청년대회 참석자들이 손을 들고 찬양하고 있는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참석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주기철(25)씨는 “성령대회가 제 신앙을 키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석했다”며 “주어진 자리로 돌아가서도 신앙의 에너지를 잃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는 청년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육군 제17보병사단 조충현(30) 군종목사는 “용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용사들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이 예수 그리스도가 삶의 주인 되심을 깨닫고 가는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동규 최경식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