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불안감에… 건어물·냉동생선 때아닌 ‘대목’

입력 2023-08-28 04:07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후 첫 주말인 2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이 건어물 매장에서 물건을 둘러보고 있다. 수산물 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면서 말린 해산물과 해조류 등의 구매가 급증했다. 이한형 기자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 수산물과 건어물 코너는 오전부터 붐볐다. 김, 미역, 황태, 멸치 등 건어물과 냉동 생선을 담은 카트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일부 상품은 마트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물건이 대량으로 빠져 있었다.

수산물 코너에서 만난 정은미(43)씨도 건어물과 해산물을 여러 개씩 담고 있었다. 정씨는 “어제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실시간 영상으로 보니까 ‘정말 하는구나’ 실감이 났다”며 “사재기 같은 것 좋아하지 않는데 이제 안심하고 해산물을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오래 보관 가능한 건어물, 냉동식품 위주로 최대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수산물과 건어물, 건해산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당일에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의 지난 24일 수산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35%가량 늘었다. 저장하기 좋은 멸치나 황태 같은 건어물은 130%, 미역 다시마 등 건해조류는 100% 매출이 늘었다. 건어물·건해산물 위주로 배 이상 매출 증가세가 나타난 셈이다.

또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전체 수산물 매출은 전년 동일 대비 약 15%, 건해산물 매출은 약 40% 늘었다. 멸치와 미역으로 좁히면 각각 150%, 180% 늘었다. 소금 매출은 전년 동일 대비 3.5배나 뛰었다.

온라인에서도 수산물·건어물 주문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격 비교 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이 전해지던 지난 17~23일 소금 거래액이 전주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특히 국내산 천일염의 지난 23일 거래액은 일주일 전보다 431% 상승했다. 다만 지난 6월과 같은 품귀현상까지는 아직 빚어지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불안 심리가 수산물과 건어물 매출 급등으로 확인되는 듯하다”며 “이 같은 현상이 얼마만큼 지속될 지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