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0.8% 줄어들면서 2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3.9% 줄면서 감소 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 역시 1년 전보다 2.8% 감소하면서 나란히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483만1000원) 대비 0.8%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로 2분기 기준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감소세가 더 두드러졌다. 2분기 실질소득은 지난해 동기보다 3.9% 감소해 역시 집계 이래 최대 감소율을 경신했다. 실질소득은 이로써 4분기째 뒷걸음질쳤다. 전국 가구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부터 2.8%, -1.1%, 0.0%, -3.9%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가계지출은 월평균 350만8000원에서 365만2000원으로 4.1% 늘었다. 특히 의무적 지출을 뜻하는 비소비지출이 월 88만8000원에서 96만2000원으로 8.3%나 증가했다. 고금리로 인해 가계가 부담하는 이자비용(42.4%)이 급증한 탓이다. 이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국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394만3000원에서 올해 2분기 383만1000원( 2.8%)까지 감소했다. 이 역시 2006년 집계 이래 최대 감소율이다.
다만 통계청은 올해 2분기의 기록적인 소득 감소가 지난해 2분기 지급됐던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등 코로나19 관련 공적이전소득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2분기 가구당 월 67만9000원이던 공적이전소득은 올해 2분기 월 50만원에 그치면서 26.4%나 줄어들었다.
하지만 소비가 둔화되는 것은 적신호로 읽힌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9만1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7%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오히려 0.5% 줄었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0.2%로 1년 전보다 3.8% 포인트 올랐지만, 이 역시 소비 증가보다는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영향이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19 완화로 인한 소비 회복이 실질적으로는 지난해부터 나타나다 보니 막상 올해는 보복소비 효과가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