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억 빼돌린 은행원, 은신처에 100억 골드바 은닉

입력 2023-08-24 04:04

수백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는 BNK경남은행 부장급 간부가 자신의 은신처에 100억원대 골드바와 40억이 넘는 현금 등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도주했던 해당 간부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임세진)는 2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5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은행 대출금 등 약 404억원을 빼돌리고,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횡령 금액 중 약 104억원을 골드바, 외화, 상품권 등으로 세탁한 후 오피스텔 3곳에 나눠 감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사 도중 잠적한 이씨의 전화통화 기록과 카드사용 내역, CCTV 분석 등을 통해 추적 끝에 지난 21일 체포했다. 그가 체포된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을 비롯한 은신처 3곳에서는 골드바와 함께 출처불명의 현금 42억원도 발견됐다.

이씨는 2007년부터 지난 4월까지 약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며 거액의 대출금을 빼돌렸다. 이 같은 사실은 은행 감사와 금융감독원 검사를 통해 드러났다. 금감원이 파악한 횡령·유용 혐의액은 562억원 규모다. 수사가 진행되면 혐의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이씨가 2008년 7~8월 골프장 조성사업을 위해 저축은행 4곳에서 시행사에 대출하도록 하고, 경남은행에서 관리하던 50억원을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에 사용한 혐의로도 지난 16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히 수사해 범죄수익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