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여부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 대법원장은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과반 의석(168석)을 지닌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이 후보자 임명안은 부결된다.
민주당은 22일 이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지명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닌지 국민 눈높이로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이념 문제를 지적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 성향이 강한 인물을 지명한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이 후보자에 대해 “‘사법농단’에 관여한 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천공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책에 대한 출판·판매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하는 등 보수적인 정치 성향에 대해 우려할 만한 판결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법원을 지향하며 현재의 법원장 추천제도를 폐지하고,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를 부활하는 등 법원행정처의 권한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검증과 인사청문회 절차가 시작도 되기 전에 적격·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은 ‘현미경’ 검증을 통해 이 후보자가 대법원을 이끌 적임자인지 가려내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법률가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자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이 후보자의 과거 주요 판결과 활동들이 검증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 이 후보자의 이념적 성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도부 고위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자의 성향 자체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이번 지명을 굉장히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대법원장을 맡을 수 있다.
박장군 이동환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