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장기집권한 훈 센(70·왼쪽) 캄보디아 총리가 권력 대물림 작업을 완료했다. 22일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새 국회는 이날 훈 센의 장남 훈 마넷(45·오른쪽)의 총리 선출을 승인했다. 앞서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지난 7일 훈 센 총리의 요청에 따라 훈 마넷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훈 센이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달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훈 센은 사흘 뒤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훈 센은 1978년 폴포트 정권을 무너뜨리고 캄보디아 인민공화국 수립을 주도했으며, 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38년간 캄보디아를 이끌어왔다. 집권 기간 시장경제 도입으로 국민의 생활 수준이 크게 향상됐으며 정치적으로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훈 마넷은 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뒤 캄보디아군에서 빠르게 진급해 현재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이다.
훈 센은 한동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총리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집권당 대표·국회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을 맡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