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특산물 무등산 수박이 장마와 불볕더위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저 수확량을 기록했다.
광주 북구와 무등산수박영농조합은 “9개 전문 재배농가가 2.6㏊의 노지·하우스에서 키워온 늦여름의 진미 무등산 수박이 18일부터 본격 출하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10월까지의 예상 수확량은 총 1200통이다. 수확량이 가장 적었던 2020년 1700통보다도 무려 500통이나 줄었다. 한 달간 이어진 7월 집중호우에 이어 폭염 피해가 겹친 탓에 2021년 2500통, 2022년 1974통에 비해서도 많이 감소했다.
무등산 수박은 과거 임금님 진상품이었다. 일반 수박보다 2~3배 크고, 진초록색 겉면에 검은 줄무늬가 없는 게 특징이다. 재배농가들은 ‘푸랭이’라고 부르는 데 당도가 높고 부드러운 과즙에서 나오는 특유의 감칠맛과 향이 일품이다. 무등산의 해발 200m 이상 고지대인 금곡·충효동에서만 재배된다.
하지만 병충해에 약한 데다 재배 농민들의 고령화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있다. 2000년까지 30가구를 유지하던 재배농가는 현재 9개 농가에 불과하고 수확량도 해마다 하락 추세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