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0세의 나이로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한 ‘영재 소년’ 백강현(10)군이 입학 반년만인 지난 18일 ‘학폭’으로 자퇴했다고 밝힌 가운데 21일 괴롭힘 사례를 추가 공개했다.
백군 아버지는 이날 SNS에 영상을 올리고 백군이 지난 5월부터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언어폭력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백군에게 “너가 이 학교에 있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다”는 말을 하는가 하면, 조별 과제를 할 때 백군에게 발언권이나 임무를 주지 않는 등 ‘투명 인간’ 취급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백군을 조롱하는 욕설 섞인 글까지 올라왔다고 백씨는 주장했다. 그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라온 ‘백강현 X멍청한 XXXX,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XX’라는 게시글을 보게 됐다”며 “밝았던 아이가 힐끗힐끗 곁눈질을 하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3월 입학 당시 27㎏였던 백군 몸무게가 지금 22㎏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백씨는 학교폭력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고 경찰 신고도 고민했지만, 학교 측 만류로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당시 학교 측은 백군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주겠다고 했지만, 없던 일이 됐다고 백씨는 전했다. 가해 학생과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백씨는 이날 영상에서 “(학폭) 가해자들로부터 어제 정식으로 사과를 받았고 용서해 주기로 했다”며 “(가해) 학생에게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과학고는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학폭에 대해 백군과 보호자 차원의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