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발… 4대 그룹 복귀 일부 잡음

입력 2023-08-22 04:06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16일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을 논의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삼성·현대자동차·SK·LG그룹)의 재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에서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해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발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이 한경협 회원자격을 얻는 식으로 전경련 복귀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한경협 신임 회장을 맡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임시총회 직후에 직접 혁신계획을 설명할 계획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임시 이사회를 갖고 전경련 재가입과 관련한 현안보고를 마무리했다.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SDI 등 나머지 관계사 4곳도 이사회를 열어 전경련 복귀 관련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삼성증권은 최근 준감위 권고와 이사회 반대 의견 등을 고려해 전경련 복귀를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삼성증권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감시·통제 협약사는 아니지만, 준감위가 전경련의 혁신 의지에 우려를 나타낸 상황에서 복귀 명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준감위라는 울타리에 속하지 않은 삼성증권으로선 더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선 다른 그룹의 최종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한다. SK그룹 4개 계열사(㈜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와 현대차그룹 5개 계열사(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도 최근 이사들에게 한경연 회원자격 이관과 관련한 현안보고를 했다. LG그룹(㈜LG·LG전자)도 전경련 복귀 관련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4대 그룹은 전경련 임시총회 이후 한경협으로 회원자격이 이관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복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 12월에 가장 먼저 떠난 LG그룹은 6년8개월 만에, 나머지 3개 그룹은 6년6개월 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그러나 4대 그룹은 전경련 재가입과 본격 활동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정경유착 논란 재연 등의 부정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혁신안의 실현 여부, 정경유착 근절 조치 등에 따라 향후 회비 납부와 활동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김민영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