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열풍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뿐 아니라 중동에서까지 생성형 AI 개발에 가세하면서다.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스타트업은 옛 버전의 GPU를 얻거나 공동구매(공구)를 하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다.
21일 미국 테크 관련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벤처캐피털(VC) 인덱스벤처스는 오라클과 협약을 맺고 인덱스벤처스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에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용 GPU인 H100칩과 구형 버전인 A100칩을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자본력을 갖춘 스타트업도 엔비디아의 AI용 GPU를 구하려면 1년 넘게 대기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 생산능력에 AI 개발 기업들이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력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공구에 나섰다. 미국의 스타트업 창업자, 대학원생, 연구기관들은 GPU 확보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컴퓨팅그룹’이라는 GPU 공동구매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십시일반으로 투자해 지난달 엔비디아 H100칩 512개를 구할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창업자와 벤처투자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GPU에 접근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SKT는 2020년 국내 최초로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개발했다. 올 하반기에는 성능을 더 향상시킨 X330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KT는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손을 잡고 AI 반도체를 개발해 양산할 예정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