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선점하라… HBM 업계, 신제품 출시 경쟁

입력 2023-08-22 04:02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 개발에 성공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위해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HBM3E. SK하이닉스 제공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둘러싼 전쟁이 시작됐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시장의 급성장이 예고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용 초고성능 D램 HBM 신제품인 ‘HBM3E’ 개발에 성공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위해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기업이다. 삼성전자도 신제품인 ‘HBM3P’ 24기가바이트(GB)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신제품인 5세대 HBM을 HBM3E, 삼성전자는 HBM3P로 각각 명명했다.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다툼에 돌입한 것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3E는 초당 최대 1.15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매스 리플로우 몰디드 언더필(MR-MUF)’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해 제품의 열 방출 성능을 기존 HBM3 대비 10% 향상했다. MR-MUF는 반도체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는 공정이다. 열 방출에 효과적인 공정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에 5세대 신제품인 HBM3P 24GB를 출시하며 SK하이닉스에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이름을 ‘스노우볼트’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6세대 HBM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 대응과 관련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용량으로 AI 시장 요구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의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였다. 트렌드포스는 두 회사가 올해에 각각 46~49%를 점유하며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에도 두 회사는 47~49%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