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찰, 순경 정원 절반 빈자리 ‘현장 치안 공백’… 간부는 정원 초과

입력 2023-08-21 04:05
뉴시스

치안 현장에 주로 투입되는 경찰 순경·경장·경사 계급이 대규모 결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사상 첫 특별치안활동까지 선포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이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경찰청 소속 순경 정원은 9535명인데, 절반가량인 4626명이 결원 상태였다. 경사는 정원(6640명)보다 949명 적은 5691명, 경장은 정원(7985명)보다 2018명 부족한 5967명이었다. 반면 총경과 경정 등 고위 간부는 정원보다 각각 17명, 67명 많았다. 중간 간부인 경감도 정원(2020명)보다 3039명 많은 5059명, 경위는 정원(3821명)보다 4635명 많은 8456명이었다.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 총인원은 정원(3만1559명)보다 64명 많았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역시 순경 직급은 모두 정원에 미달이었다. 순경 직급에서 1000명 이상 결원이 발생한 지역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1967명), 대구(1253명), 인천(1210명), 경기남부(3444명), 경기북부(1157명), 경남(1224명) 등 7곳이나 됐다.

대민 업무 스트레스와 열악한 처우 등으로 조직을 떠나는 젊은 경찰관이 늘고 있는 현상 탓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순경·경장·경사급 경찰관 177명이 퇴직했는데 2018년(126명)과 비교해 51명 늘었다.

정 의원은 “경찰이 머리만 크고 팔다리는 부실한 조직 형태가 아닌지 우려된다”며 “범죄 현장에 대응할 실무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