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즐기다 소화불량 올 수도

입력 2023-08-21 21:43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더운 날 차가운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생명수로 불린다. 덥고 습한 날씨로 처지는 몸에 긴급히 아아를 ‘수혈한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다. 시원한 빙수 또한 인기다.

하지만 여름철 차가운 음식을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소화불량이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신체는 더운 기온을 이겨내기 위해 모공을 확장하고 땀을 적극적으로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의 혈액은 피부 쪽으로 집중되고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은 비교적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찬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안 그래도 떨어진 소화 능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소화 효소는 35~40도에서 가장 원활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찬 음식이 들어오게 되면 소화기관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소화 활동이 방해를 받는다.

결국 덜 소화된 음식이 장에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되고 삼투압 현상으로 인한 설사, 미생물 과다 증식에 따른 복부 팽만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이 평소 위장이 약하고 예민한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찬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현상을 한의학에서는 속이 차가워진 상태인 ‘복냉(復冷)’으로 보고 찬 기운을 관리하는 데 집중한다. 백출과 창출 등 한약재로 만든 소체환과 분소산이 대표적으로 처방된다.

또한 생강과 인삼 대추 등을 평소 차로 마시면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소화에 도움을 준다. 만약 찬 음식으로 인해 소화불량을 앓고 있다면 장을 더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름기 많고 매운 음식, 우유, 과일 등의 섭취와 흡연·음주는 삼가는 것을 추천한다.

더운 날씨에 자칫 입맛도,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으려는 의욕도 떨어지기 쉽다. 하지만 당장 더위를 잊어보려는 선택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