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새내기 공무원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5년 차 미만 2030세대 퇴직이 급증하는 추세다.
2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보수와 고강도·악성 민원, 폐쇄적·권위적 조직문화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제출하는 젊은 공무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의 경우 2020년 이후 재직기간 5년 미만 공무원 100여명이 다른 직업을 찾아 무더기로 공직을 떠났다. 퇴직한 새내기 공무원은 서구와 북구가 각 24명으로 가장 많고 광산구 18명, 시 본청 13명, 남구 12명, 동구 6명 순이다.
전남도 역시 해마다 250명 안팎의 저연차 공무원들이 공직 탈출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2년 한해 전남도와 22개 시·군에서 공직을 이탈한 새내기는 270명으로 2021년 기준 근무연수 5년 차 미만 퇴직자 234명에 비해 15% 이상 증가했다. 지자체별로는 해남군 24명, 순천시 23명, 목포시 20명, 나주시 18명, 여수시 17명, 광양시 16명 등이다. 도와 22개 지자체 퇴직자는 올해 들어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여수시 13명, 목포·광양시 각 7명 등 102명의 젊은 공무원이 퇴사했다.
공직사회 미래를 이끌 새내기 공무원들이 제대로 둥지를 틀지 못하는 것은 연봉 대비 과도한 업무, 정신적·체력적 소모가 극심한 민원, 과도한 상명하복의 조직문화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실제 올해 9급 1호봉의 경우 177만800원의 기본 급여가 책정돼 최저임금 9620원을 적용한 임금 201만 580원보다 오히려 24만원 정도 적다는 게 공무원 노조 등의 주장이다.
인사혁신처는 최근 9급에서 3급까지 승진하는 필요한 최소 재직기간을 현재 16년에서 11년으로 단축하는 등 처우개선에 나섰다. 경직된 조직문화에 실망하거나 적응하지 못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도가 지난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진단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관 식사 접대와 과도한 의전,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비인격적 대우, 갑질 행위, 잦은 회식 등 불합리한 관행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47.2%에 달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