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백현동 개발 민간업자가 법정에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자신의 장모상에 문상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뒤 주거 용지 비율이 올라갔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씨는 백현동 사업 인허가 문제를 해결한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이다. 김씨는 “이 대표가 장모상에 오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김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 측근인 김씨의 청탁으로 백현동 부지의 주거 용지와 연구·개발(R&D) 용지 비율이 5대 5에서 6대 4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용지 비율 논의 중 김씨가 장모상을 당했고, 그때 김씨가 ‘형님·동생’하는 사이인 이재명 시장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이후 김씨가 이 대표의 발언을 자기한테 전해줬다는 게 정 대표 주장이다. 김씨가 “5대 5는 사업성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하자, 이 대표가 “그러면 6대 4로 하지”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이 시장은 장모님상에 오지도 않았고,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대표는 “내가 자다가 꿈속에서 들었겠나. 얘기를 들은 다음 날 (5대 5를 주장했던) 성남시 도시계획팀장이 실제 6대 4를 제안해 ‘그렇게 됐나 보다’ 생각한 것”이라고 맞섰다. 정 대표는 백현동 개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제된 배경에도 김씨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진술도 했다.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17일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검찰은 25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