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승승장구 기아, ‘테니스 전설’ 나달 덕!

입력 2023-08-16 04:05
사진=AP연합뉴스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스페인 시장에서만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기아는 한 사람 덕에 스페인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 1위 도요타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15일 스페인 자동차제조협회(ANFAC)가 올해 1~7월 현지 자동차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7만659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3만5258대, 기아는 그보다 6074대 많은 4만1332대였다. 기아는 가장 많이 판 도요타(4만8670대)와 7300여대 차이로 2위에 올랐다.

기아가 스페인에서 선전하는 최대 요인은 ‘테니스 전설’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사진)이다. 나달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만 22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그를 2004년 처음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임명하면서 기아의 인지도가 스페인에서 치솟았다. 또 나달을 앞세운 TV 광고로 ‘7년 보증’ 정책을 홍보하면서 현지 소비자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2020년에는 현대차·기아 모두 스페인에서 브랜드 인지도 ‘톱5’에 들었다. 스페인의 저명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피스타가 구독자 설문을 통해 ‘가성비 자동차’ 순위를 매겼는데 기아가 1위, 현대차는 4위를 기록했다. 현지 소비자들은 두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로 ‘쉽게 고장 나지 않는 견고함’과 ‘좋은 가성비’를 꼽았다.

현대차는 기아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지만 1996년부터 현지 시장에 스며든 브랜드다. 스포츠 쿠페 ‘티뷰론(현지명 쿠페)’으로 당시 스페인 젊은이의 드림카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합리적 가격과 디자인을 앞세운 가성비 스포츠카였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하반기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지 맞춤형 마케팅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도요타를 꺾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에도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기아는 2018년부터 스페인 최대 석유 회사 렙솔과 함께 수도 마드리드 내 차량 공유 플랫폼 ‘위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공유 서비스 ‘비베’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