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이중근 등 2176명 ‘광복절 특사’

입력 2023-08-15 04:08
뉴시스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로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태우(사진)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사면됐다. 정부는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를 비롯한 경제인들도 대거 사면·복권했다.

정부는 14일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경제인, 정치인 등 2176명에 대해 15일자로 광복절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현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특사다.

정부는 경제 살리기와 사회적 약자 배려, 정치·사회적 갈등 해소를 사면 대상 선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명단에는 김 전 구청장과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7명의 정치인 및 고위 공직자가 올랐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 5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잃은 지 3개월 만에 형선고 실효 및 복권 혜택을 받게 됐다. 김 전 구청장은 사면 직후 “강서구로 돌아가겠다”며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 뜻을 밝혔다.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김 전 구청장이 내부 고발자 입장에서 고발했던 사건(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뇌물수수)이 유죄가 확정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일제히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사법부 무력화” 등으로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2021년 8월 광복절 때 가석방으로 출소했고, 이번 사면으로 복권됐다. 이밖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정용선 전 경기남부경찰청장,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 임성훈 전 나주시장이 사면됐다.

경제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이중근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등 경제인 12명도 특사 명단에 포함됐다. 세월호 유가족 사찰 등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지난 3월 징역 1년이 확정된 소강원 전 기무사령부 참모장도 복권됐다. 국방부 측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연루자들이 지난해 신년 특사 당시 상당수 사면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