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업계가 5개월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선박 수주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14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에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33만CGT(96척)로 전월 대비 7% 감소했다. 한국은 이 가운데 146만CGT(44%, 29척)를 수주해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1위를 되찾았다. 중국은 113만CGT(34%, 48척)를 따내 2위로 밀렸다. CGT는 선박 건조의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표준톤수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 세계의 수주 잔량은 전월 대비 19만CGT 증가한 1억1777만CGT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한국이 3926만CGT(33%), 중국이 5535만CGT(47%)를 차지했다. 전월과 비교해 한국은 26만CGT 줄었고, 중국은 107만CGT 늘었다. 한국 조선사들이 향후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선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신조선가 지수’는 슈퍼사이클 수준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의 선박 발주 누계는 2312만CGT(858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3067만CGT, 1170척)보다 25% 감소했다. 하지만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 172.38포인트로 전년 동월 대비 10.8포인트 상승했다. 조선업이 초호황기를 구가하던 2007년 5월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설정한 지수다. 숫자가 높을수록 선박 가격의 상승을 뜻한다. 선종별 척당 가격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2억6100만 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억2600만 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2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