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여행·호텔 업계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을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중국어 가이드를 확대하고, 중국인 관광객의 선호에 맞춘 전용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6년여간 제한됐던 교류가 재개되는 만큼 인프라 마련에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는 중국어 가이드를 늘리고 호텔, 식당 등 국내 관광 인프라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해 지역 특화 여행상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패키지여행 상품뿐 아니라 마이스(MICE) 행사 유치도 관심사다.
호텔도 유커 맞이로 바쁘다. 신라스테이는 서울 시티투어·미술관 전시 등 서울 관광 콘텐츠와 연계한 숙박 상품을 준비 중이다. 외국인의 국내 여행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여행사와 협업 상품도 구상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각각의 호텔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중국인 관광 전용 상품 등을 중장기적으로 기획 중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카지노에 직원 40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리조트 단지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14개 식음업장의 주문 방식도 영어, 중국어(간체자·번체자),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14일부터 전국 360여개 오프라인 전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세를 즉시 환급해준다. 구매 현장에서 여권만 제시하면 바로 부가세를 차감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다. 사후 면세 환급의 경우 물품을 구매한 뒤 공항이나 항만, 도심 내 환급창구에서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해 불편함이 있었다.
환급을 받기 위한 최소 기준금액은 3만원 이상이며 환급 한도는 거래당 50만원 미만이다. 2019년부터 롯데하이마트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은 30%에 육박했다. 유커가 들어오면 이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특화 제품을 준비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올해 안에 중국인 전용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유커를 겨냥해 면세점 전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현지에서의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사태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이 6년 5개월 만에 재개되는 만큼 기대감이 상당하다”며 “중국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의 비자 발급 절차도 간소화될 것으로 보여 양국 간 여행객 교류로 더욱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