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질주 ‘제네시스’… 7년 10개월 만에 백만고지 달성

입력 2023-08-14 04:06
제네시스 G80.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브랜드를 출범한 지 7년 10개월 만이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전 세계 판매량 98만3716대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68만2226대, 해외에서 30만1490대가 판매됐다. 100만대까지 1만6284대 남았다. 올해 월평균 판매량이 약 2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100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다. 출범할 때부터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도했다. 브랜드 초기 기획, 외부 인사 영입, 조직 개편 등에 직접 관여했다. 당시 6년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정 회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고 브랜드 출범을 선언했다.

제네시스는 출범 이듬해인 2016년(5만7451대)부터 거의 매년 연간 판매량 증가 기록을 세웠다. 2020년에 13만2450대로 처음 10만대를 넘어서더니 다시 1년 만인 2021년(20만1415대) 곧바로 2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1~7월 판매량은 13만5778대다. 역대 최고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현대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커졌다. 올해 1분기에 현대차 판매량의 5.4%가 제네시스였다. 일본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1989년 이후 32년이 지난 2011년에서야 판매 비중 5.0%를 넘었다. 제네시스는 렉서스의 성장 역사를 4분의 1로 단축해 달성한 셈이다.

일등공신은 G80이다. 지난달까지 누적 38만12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어 GV80(16만9894대), GV70(15만4333대), G70(13만189대), G90(12만9221대) 순이다. 전기차 GV60도 출시 2년 만에 2만대에 가까운 판매량(1만9952대)을 올렸다.

한국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엔 해외 판매 증가율이 더 가파르다. 여전히 유럽에선 벤츠·BMW·아우디에, 미국에선 렉서스에 밀리지만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한때 ‘바퀴 달린 냉장고’라는 조롱을 들었던 현대차의 위상을 제네시스가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데이터분석기관 ‘비주얼캐피탈리스트’가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네시스의 고객 충성도는 1년 전보다 8.5% 포인트 상승했다. 고급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충성도는 고객이 신차 구매 시 기존에 타던 브랜드를 재구매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제네시스가 고급차 브랜드로는 후발주자여서 충성도 상승 여지가 크다는 걸 감안해도 현대차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자동차 브랜드의 신기술 혁신 수준을 조사한 ‘2022 미국 기술경험지수 조사’에서도 제네시스는 캐딜락, 벤츠, 볼보, BMW 등을 모두 제치고 고급차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