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4조 ‘세수 펑크’… 내년 예산 확 조인다

입력 2023-08-14 04:09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본예산보다 3%대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세수 부진에 따른 지출 구조조정 기조로 정부가 ‘강력 긴축’에 나서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3일 “내년 예산 편성은 건전재정 기조로 간다는 방향을 줄곧 유지해 왔다”며 “꼭 필요한 데 예산을 쓰자는 기조대로 막바지 편성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지난 11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 3%대 총지출 증가율을 내용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본예산 638조7000억원에서 3%대 증가율을 가정하면 내년 예산은 658조~663조원 범위에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정부가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예산으로 669조7000억원을 제시한 것보다 10조원 안팎 줄어든 규모다.

예산 증가율을 3%대로 줄이면 2016년(2.9%)이나 2017년(3.6%) 이후 7~8년 만에 가장 완만한 증가 폭을 기록하게 된다. 문재인정부가 편성한 2018~2022년 예산안상 지출 증가율은 7~9%대였다. 2020~2022년은 코로나19 여파로 증가율이 9% 안팎이었고, 2019년에도 총지출 증가율은 9.5%에 달했다.


정부의 예산 긴축기조는 올해 ‘세수 펑크’가 확실시되는 데 따른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국세 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조7000억원(18.2%) 적다. 연간 세수는 356조원가량으로 전망되는데, 이대로라면 나라 곳간이 올해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4조원 이상 부족해진다.

이에 따라 지출 구조조정 규모도 역대 최대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역대 최대인 24조원대 구조조정을 단행했는데, 이보다 구조조정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국고보조금과 연구·개발(R&D)예산 삭감이 검토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주요 사업비를 20~30% 삭감한 예산안을 통보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