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사무관 “선생님께 상처 드린 점 사과”

입력 2023-08-14 04:06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의 자녀가 ‘왕의 DNA’를 가졌다고 언급하며 담임교사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교육부 5급 직원 A씨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다만 왕의 DNA란 표현은 아동 치료기관 자료를 인용한 것이고, 자녀 학교에 자신의 신분을 내세운 적도 없다는 해명을 달았다.

A씨는 13일 사과문을 통해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 (교사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교사에게 보낸 편지에 ‘왕의 DNA를 가진 아이’란 표현이 담긴 것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아동 치료기관 자료에 나오는 표현으로 학교장이 치료 정보를 요구해 교사에게 전달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A씨는 “학교 적응이 어려운 아이가 교실에 홀로 있었던 사실, 점심을 먹지 못한 사실, 반 전체 학생이 우리 아이만을 대상으로 나쁜 점, 좋은 점을 쓴 글이 알리미앱에 올라간 걸 안 순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제 직장과 6급 공무원이란 사실을 한 번도 말씀드린 적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교육 공직자 신분으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하고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뒤에도 서면사과 등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을 이행하지 않았던 점에 대한 해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초등학생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담임교사를 신고했다. 자녀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남은 게 방임이란 주장이었다. 담임교사는 직위해제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지난해까지 교육부에서 6급으로 일하다 올해 1월 5급으로 승진한 뒤 대전교육청으로 발령났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