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인증샷·전통문화 체험·영화관람… 태풍 피해 실내 체험

입력 2023-08-11 04:06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멕시코 스카우트 대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찾아 회전목마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각국 잼버리 대표단들은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이날 야외 일정을 대부분 취소하고 실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최현규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있는 ‘한복상점’에는 10일 오후부터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스카프를 맨 스카우트 대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스위스와 대만 소속 대원들 20여명은 이곳에서 한복을 입어보며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겼다. 이들은 이후 삼삼오오 나뉘어 최근 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즉석 사진 부스 ‘인생네컷’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8개 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잼버리 활동이 실내 프로그램으로 전환됐다. 전날까지 야외 행사를 즐긴 스카우트 대원들은 궂은 날씨를 피해 각종 전시 관람과 문화 체험, 체육 활동 등을 하며 실내 잼버리를 만끽했다. 지자체들은 실내 프로그램 간 이동도 최소화하기 위해 대원들이 머무는 숙소로 공연단을 초청하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 전통문화관에선 3개국 대원 77명이 절하기와 떡 만들기 등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경기대 텔레컨벤션센터에선 무예24기 전통무예와 퓨전국악을 접목한 공연이 펼쳐져 관람 중인 독일과 아이슬란드 대원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체류 중인 벨기에 등 28개국 대원들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찾아가는 영화관’ 프로그램으로 무료함을 달랬다. 전북 전주 덕진구 전주실내체육관에선 포르투갈을 비롯해 10개국 57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비석 치기나 투호, 윷놀이 등 전통놀이 삼매경에 빠졌다.

충남 남서울대에 입소한 스웨덴 대원 700여명은 오전 천안 소노벨 워터파크를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충북 음성 극동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칠레 대원 380여명은 대학 측이 준비한 뮤지컬과 난타공연을 비롯해 서울공연예술고의 K팝 공연을 관람했다. 청주대 기숙사에 있는 우리나라 대원들도 대학 체육관에서 피구 등 그룹 활동에 참여하며 시간을 보냈다.

대전에 자리 잡은 브라질·베트남 대원들은 국립중앙과학관을 둘러보고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열린 시민교향악단, 시립연정국악원, 시립무용단의 공연을 이어 관람했다. 브라질에서 온 한 대원은 “태풍 때문에 밖에서 활동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오히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국 음악과 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에 머물고 있는 미국 스카우트 잼버리 인솔자와 성인지도자 등 대표단 5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방문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전시가 열리고 있는 만큼 특별히 미국 대표단을 초청했다. 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표단을 인솔한 라이언 이 미국 보이스카우트 시애틀지부 위원장은 “박물관의 환대에 감사하다. 한·미 간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인천·수원=김민 강희청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