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검찰 출석요구 받은 이재명… 사퇴 목소리 커질 듯

입력 2023-08-11 04: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경기도 성남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하기로 결정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폭력’이라는 네 글자를 올렸다. 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 성남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는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한 차례,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두 차례 조사받은 데 이어 네 번째 검찰 출석이다. 검찰이 이 대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는 10일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무능한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당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가폭력’이라는 네 글자를 올렸고, 댓글을 통해 “최악의 폭력은 국가폭력”이라며 “최악의 카르텔은 검사 카르텔”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권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정치 수사”라며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것이 가장 큰 국가폭력”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역사와 국민이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과 관련한 배임 혐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이 요구한 국가 소유 토지의 용도 변경을 해준 것이 특혜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엄희준 부장검사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검찰은 대통령이 친 사고 수습하러 다니는 ‘뒤처리 전담반’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 외에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의혹에도 연루된 상황이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에서 계속 얘기를 흘려 소환 통보가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강 대변인은 국회 회기 내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에 관한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답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답을 피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 반발에 “백현동 사건 관련 국민적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진행해왔고, 인허가 특혜 관련 혐의자들은 이미 구속 재판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인허가 특혜 제공에 인허가권자인 이 대표가 개입한 정황이 보여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백현동 의혹뿐 아니라 이 대표를 향한 사법리스크는 열거하기조차 버거울 지경”이라며 “법에 따른 정당한 수사절차를 정권의 탄압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동환 박재현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