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는 2015년 한국스카우트연맹의 후보지 공모로 시작됐다. 그해 9월 새만금은 강원도 고성과 경합 끝에 한국 후보지로 선정됐다. 2년 뒤인 2017년 7월 세계총회에서 폴란드를 누르고 개최지로 확정됐다.
당시 송하진 전북지사는 “잼버리 성공을 위해서는 새만금 인프라가 조기에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전북도 싱크탱크인 전북연구원은 “(잼버리 유치로) 새만금 기반시설 조기구축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전북도는 2018년 8월 “저비용 고효율의 잼버리로 전북에 필요한 공항 같은 절대적 SOC 등 각종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며 “전북, 새만금, 국가 위상, 도민 삶과 질을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라는 자료를 냈다.
전북도의 전략은 2018년 11월 세계잼버리지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재정 지원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현실이 됐다.
전북도는 잼버리 성공의 필수요소라며 특별법을 근거로 새만금 국제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조기 개통 등을 요구했다. 2019년 1월엔 새만금국제공항 사업 예타가 면제됐다. 8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공항은 2028년 완공 예정이다. 당초 민간개발로 예정됐던 새만금신항만 1단계 부두 2선석도 국가재정사업(사업비 2100억원)으로 전환돼 지난해 착공됐다. 새만금 동서·남북도로 역시 완공됐다. 잼버리 예산은 당초 491억원이었으나 2020년 846억원으로 늘었다. 대회 직전에는 1130억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SOC가 착착 들어설 동안 정작 야영장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1차적 책임은 잼버리조직위원회에 있지만 대회 직전까지 4만3000여명이 쓰는 샤워장은 281동으로, 목표였던 417동에 크게 못 미쳤다. 화장실은 354개에 그쳤다.
잼버리 야영장을 5년 전 관광·레저용지에서 농생명용지로 바꾼 것도 편법이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가족부와 전북도는 2017년 12월 새만금위원회를 통해 부지를 농생명용지로 변경한 뒤 2019년 12월 사업에 착수했다. 매립비용을 농지관리기금에서 끌어오고 공사기간도 줄이기 위한 포석이었다. 농업용지로 개발하면 당초 계획보다 부지 높이를 1∼1.5m 낮게 쌓아도 된다. 하지만 농업용지는 폭우가 내린 뒤 배수가 되지 않아 국제행사 진행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잼버리가 새만금 SOC 변화를 가져온 효과는 거의 없었고, 새만금~전주고속도로 등 7개 주요 기반시설 사업은 모두 국가중장기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10일 “공항 예타 면제도 2019년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에 의한 것이었지 잼버리와 연관된 게 아니다”며 “잼버리 유치 이후 달라진 것은 사실상 새만금신항만 1단계 부두 2선석이 국가사업으로 변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