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100세 유일한 독립유공자 영주 귀국한다

입력 2023-08-11 04:04
오성규 애국지사가 2019년 2월, 일본 도쿄 자택을 방문한 당시 국가보훈처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일본에 거주하는 유일한 독립유공자인 오 지사는 영주 귀국을 위해 오는 13일 입국할 예정이다. 국가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유일한 독립유공자인 오성규 애국지사를 오는 13일 국내로 모셔올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올해 100세인 오 지사가 “생의 마지막은 고국인 대한민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보훈부에 전하면서 영주 귀국이 성사됐다. 오 지사는 입국 이후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오는 15일 열릴 제78주년 8·15광복절 경축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은 11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한 오 지사를 위문하고, 자녀들과의 면담을 통해 오 지사를 국내로 모시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 대표단은 올해 100세인 오 지사의 건강 상태가 귀국에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오는 13일 항공편으로 오 지사의 귀국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 지사는 2018년 배우자의 사망 이후 홀로 거주해 왔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1923년에 태어난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 ‘주태석’이라는 가명으로 중국 만주 봉천 소재 동광중학을 중심으로 비밀조직망을 만들어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오 지사는 비밀조직망이 노출되자 동지들과 함께 만주를 떠나 중국 안후이성 푸양의 한국광복군 제3지대에 16세의 나이로 입대했다.

오 지사는 1945년 한·미합작특수훈련(OSS 훈련)을 받으며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 오 지사는 광복 이후에도 한국광복군 군사특파단의 상해지구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교민보호 등 임무를 수행했다. 오 지사는 광복 직후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의 공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오 지사가 영주 귀국할 경우 국내 거주 독립유공자는 김영관 지사(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등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나고,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는 미국의 이하전 지사(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1명만 남게 된다. 박 장관은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오 지사께 무한히 감사드리고 대한민국에서 본인의 소원대로 마지막 여생을 편안히 보내실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