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도끼를 뜨게 하는 힘

입력 2023-08-11 03:12

엘리사는 선지자이고 목회자이며 교육자였습니다. 열왕기하 6장 1~7절을 보면 학생들이 엘리사에게 제안하여 요단강 상류에 기숙사 하나를 짓게 됐습니다. 그러나 기숙사를 지으려 엘리사와 제자들이 함께 가서 나무를 자르는 도중에 한 사람의 도끼가 자루에서 빠져나와 물에 떨어졌습니다. 그 당시 철로 만든 도끼는 굉장히 비쌌습니다.

그 도끼는 사실 자기 것도 아닌 빌려온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아아, 내주여 이는 빌려온 것이니이다”하고 놀라 외쳤습니다. 빌려온 비싼 도끼를 물에 빠트렸으니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요.

도끼날이 빠져나간 것처럼 우리 인생에서도 필요한 것이 하나둘씩 빠져나가 절망적일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재산도 잃고 건강도 잃고 결국 자기 자신까지 잃어버릴 때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생각해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이 다 빌린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가지고 온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집도 재산도 가족도 심지어는 우리 몸도 생명도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잠시 빌린 것뿐입니다. 창고에 곡식을 잔뜩 쌓아두고 배를 두드리며 즐거워하고 있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눅 12:20)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다 하나님께 빌린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크리스천들이 알아야 할 것은 아무리 잃어도 결코 다 잃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나님을 잃지 않고 영혼을 잃지 않는 한 인생의 밑바닥에 있어도 결코 다 잃은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은 자는 얻으리라”(마 10:3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재산과 가족과 건강까지 다 잃어버린 욥이 잿더미에 앉아서도 “내가 알기에는 나의 구속자가 살아계시니 후일에 그가 땅 위에 서실 것이라”고 외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될 소중한 것입니다.

열왕기하 6장 6절에는 도끼를 빠뜨린 사람에게 엘리사가 어디에다 빠뜨렸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엘리사가 도끼를 빠뜨린 곳을 찾아갑니다. 오늘날 우리의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길을 잃었으면 어디서 잃었는지를 찾아야 합니다. 수많은 교파, 서로 싸우고 있는 교단들, 교회 조직의 타락 등 과거부터 쌓여있던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디서 중요한 부분을 떨어뜨렸는지 찾아야 합니다. 요한계시록 2장 4~5절을 보면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처음 행위를 가지라 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서는 갈라지기 이전 즉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초대교회의 정신과 신앙 의식을 부활시켜 그대로 실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21세기의 교회는 단순히 사람의 단체, 사람의 조직으로 타락하고 말 것입니다. 도끼가 빠진 곳을 찾아간 엘리사가 그곳의 나뭇가지 하나를 베어 던지자 빠진 도끼가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물에 무엇을 넣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쓰시고자 하면 티끌 하나로도 세상을 바꾸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도끼를 떠오르게 하는 힘 그것이 신앙입니다.

이병하 화평교회 목사

◇화평교회는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소속입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교동협의회 회장을 지낸 이병하 목사가 신앙으로 이끄는 가정 같은 교회입니다. 쉼과 평안을 주는 교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지역 주민을 돕고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