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어 디스타조(의심하다 망설이다 흔들리다)는 우리말 신약성서에서 의심하다(마 14:31, 28:17)로 번역됐습니다. 신약 전체에 두 번 나옵니다. 디스타조는 디스(두 번, 이중적인)와 스타시스(입장 신분)를 합친 단어입니다. 둘로 나뉘거나 두 가지 사이를 오가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반대로, ‘의심하지 않다’(막 11:23, 행 10:20, 롬 14:23, 약 1:6)로 번역된 디아크리노(분별하다)는 디아(~를 관통해, 철저히)와 크리노(판단하다 분리하다)를 붙인 말입니다.
영어 성경은 디스타조를 다우트(doubt·의심하다, 믿지 않다)로 번역했습니다. 다우트는 라틴어 두비타레(의심하다)에서 전해졌습니다.
“예수께서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심하여라. 나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면, 나더러 물 위로 걸어서, 주님께로 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예수께서 ‘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갔다. 그러나 베드로는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고 무서움에 사로잡혀 물에 빠져 들어가게 됐다. 그 때에 그는 ‘주님, 살려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께서 곧 손을 내밀어서 그를 붙잡고 말씀하셨다. ‘믿음이 적은 사람아, 왜 의심하였느냐?’”(마 14:27~31, 새번역)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둘로 가릅니까.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