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준비 미흡, 연일 발언 실수… 부실 논란 키우는 여가부 장관

입력 2023-08-10 04:06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대회 초반 “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한 데다 이후 여러 차례 발언 실수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9일 서울에서 열린 첫 잼버리 관련 브리핑에 김현숙(사진) 여가부 장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애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에 김 장관의 브리핑을 공지했지만 30분 후로 연기되더니 10분 전 아예 취소됐다. 대신 오후 2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브리핑이 진행됐다.

여가부 측은 “이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했다가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가 길어져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브리핑 취소 이유가 김 장관의 리스크를 줄이려는 차원이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자세한 경위는 모른다”고 했다. 김 장관은 대신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진행된 스위스 스카우트 대원 태권도 체험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발언 실수와 해명이 이어지면서 장관이 부실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영내 발생한 태국 지도자 성범죄 의혹에 대해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김 장관은 “성범죄가 경미하다는 게 아니라 경찰이 건조물 침입 문제로 규정한 것으로 보고받아 경미하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또 지난 8일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기대응 역량을 보여주는 시점”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화장실·샤워실 부족과 해충 피해 등 쉽게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것도 준비 미흡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해 10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처 폐지로) 잼버리가 제대로 될까요”라고 질문했고, 김 장관은 “물론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하지만 준비 미흡으로 여권에서도 “압도적 무능”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김 장관은 “세계연맹에서 제시한 건 화장실 위생과 청결 문제였고, 이 부분에서 부족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