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업계가 ‘숏폼’(short form·1분 미만 짧은 동영상)에 푹 빠졌다. 네이버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첫 화면에 숏폼 콘텐츠로 연결되는 탭을 배치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숏폼을 도입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네이버는 첫 화면에 클립·홈·콘텐츠·쇼핑의 4가지 탭을 배치한 새로운 앱을 9일 선보였다. 오는 16일부터 일부 사용자로부터 AB테스트(두 가지 시안으로 하는 대조 실험)를 받는다. 네이버는 편의·안정성을 점검하고 최종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네이버 앱을 켜자마자 숏폼이 모인 ‘클립 탭’에 들어갈 수 있다. 기존에는 뉴스·콘텐츠 탭을 누른 뒤 ‘숏폼 판’을 선택하거나, 메인 화면에서 스크롤을 내려야 숏폼을 볼 수 있었다. 클립 탭에선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달부터 네이버에서 선발한 ‘클립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숏폼을 올릴 예정이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중소상공인(SME)이 제작한 숏폼을 통해 스마트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메인 영역에 숏폼을 제공해 콘텐츠 창작자들이 확연히 다른 트래픽을 경험할 수 있다. 창작자와 네이버가 동방 성장하는 수익 공유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카카오는 3분기 안에 일상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공유하고,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펑’ 기능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도입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한 기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최근 콘퍼런스 콜에서 숏폼 사업 관련 질문에 “숏폼 같은 경우 ‘펑’에서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다. 숏폼 플랫폼으로 진화할지 여부는 (펑이 도입된) 이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카카오는 쇼핑 탭에 입점 업체의 신상품, 할인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마이스토어’를 열었다. 소식은 이미지나 동영상 등 숏폼 형태로, ‘스토어보드’에서 화면을 넘기며 확인할 수 있다.
숏폼 인기는 숏폼 영상을 제작·공유하는 플랫폼 틱톡에서 불 붙었다. 숏폼이 사용자 유입 뿐 아니라 광고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확인한 구글, 메타도 뛰어들었다. 메타코리아에 따르면 메타의 숏폼 ‘릴스’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매일 20억개 이상 공유됐다. 한국에서 특정 업체의 릴스를 시청한 64%는 업체를 팔로우했고, 61% 이상이 릴스 시청 후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릴스, 유튜브 쇼츠 등을 통로로 쇼핑 영역이 확장된다는 걸 목격한 네이버, 카카오도 숏츠 콘텐츠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