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혁신위’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의 의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혁신위의 동력은 이미 바닥을 쳤지만, 이재명 대표가 김 위원장을 앞세워 공천시스템을 친명(친이재명)계에 유리하게 고치고, ‘개딸’(이 대표 강성지지층)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게 비명계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8일 혁신위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혁신위를 해체하지 않고, 오히려 조기 해체 움직임을 만류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서 “무엇보다 이 대표가 직접 공천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 부담스러우니 혁신위 힘을 빌려 공천룰을 손보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는 이재명 대표에게) 손 안 대고 코 풀기였고, (이 대표에 대한 압박을 분산시키는) 감압장치였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그동안 (이 대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혁신위를 통해서, 공천룰을 변경시키고 또 강성지지층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들을 만드는, 그런 것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곧 내놓을 예정인 대의원제 축소 방안도 궁극적으로는 공천 과정에 ‘개딸’로 대표되는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의도라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다 공천룰을 손보려는 것은 비명계를 걸러내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목소리가 비명계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 대표를 겨냥해 살해 협박 이메일이 발송된 사실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8월 9일 15시34분까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서울시 소재 도서관에 설치한 시한폭탄을 폭발시키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발송됐다. 경찰은 오후 4시45분쯤 이 같은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국회에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을 투입해 폭발물 탐지 작업을 진행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경찰청에 이 대표에 대한 일본인의 테러 협박 내용이 접수됐다”며 “회관에서 근무하던 이 대표는 국회 방호처의 경내 경호를 받고 퇴근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경기도 광명시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는 민생행보를 펼쳤다. 이 대표는 “가계와 자영업 등 민간 부문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재차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아껴서 뭘 하겠다는 거냐”라며 “누가 그러지 않나. 아끼다 뭐 된다고”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가 참석한 국회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간담회에 어린이들을 초청한 것을 비난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휴가 동안 궁리한 게 고작 아이들을 선동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