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 “인물의 단서 찾는 배우, 수사하는 형사와 닮아”

입력 2023-08-09 04:03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형사록’에서 열혈 형사 손경찬 역을 맡은 배우 이학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왓칭’에선 시청자를 오싹하게 만드는 사이코패스 연기를,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선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는 ‘데이트폭력남’ 으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학주는 계속 변신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에서 조폭 2인자로 액션 연기를 펼치다가도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선 장관을 모시는 수행비서로 변모했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형사록’에선 열혈 형사 손경찬 역을 맡았다.

‘형사록’은 지난해 시즌1이 방영된 후 수사물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시즌2는 지난달 5일부터 26일까지 방영됐다. ‘형사록’의 이야기는 주인공 김택록(이성민)이 어느 날 갑자기 동료를 죽인 살인 용의자로 몰리면서 시작됐다. 택록은 정체불명의 협박범을 잡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쫓는다.

이학주가 맡은 경찬은 금오경찰서 강력2팀 형사다. 롤모델 택록과 함께하기 위해 금오경찰서로 자진해왔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학주는 “‘형사록’은 정통 수사물이다. 택록이란 캐릭터가 정말 매력이 있다”며 “그의 삶 자체는 불행하지만 이런 사람을 통해 사회가 밝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택록이란 인물과 이성민 선배를 보면서 배우랑 형사랑 닮아있다고 생각했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쫓아가는 것이요. 형사는 수사를 하고, 우리는 캐릭터를 찾기 위해 단서들을 조합해가는 부분이 비슷하다고 느꼈죠.”

경찬에 대해서는 “시즌1에서는 누가 시키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했다면 시즌2에서는 스스로 이상한 지점을 수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1에서는 택록이 멋있는 형사라고 생각해서 함께 왔지만 지금은 진실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됐다”며 “자기가 원했던 형사가 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선배인 이성민과는 시즌1, 2를 함께 하다 보니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학주는 “이성민 선배가 ‘너 여기 왜 왔지? 어디서 왔지?’라는 질문을 여러 번 해줬다. 그게 캐릭터를 잡아가는 데 힌트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에 다닐 때는 항상 이런 직관적인 것을 체크하는 연습을 했는데 현장에서 까먹고 있었다. ‘형사록’은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이학주는 쉼 없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악역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점차 다양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쌓았다. ‘형사록’이 끝나자마자 그가 출연하는 MBC 드라마 ‘연인’이 방영을 시작했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으나 그는 여전히 배우로서 불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런 고민을 30년차가 다 돼가는 이성민과 공유했더니 ‘안 떨리는 배우가 어디 있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건 평생 가져가야 하는 불안감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각인되고 싶은지 묻자 “어떻게든 각인이 돼 있다면 반가운 일이고 대단한 일”이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