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호 학익감리교회 목사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10개월이 지났다. 배 목사의 아내 손유연 사모는 “아이가 올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쩍 아빠에 관해 묻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아빠의 부재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갈수록 커질 빈자리를 생각하면 막막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본부 선교국과 목회자유가족자녀돕기운동본부(회장 김진호 목사)가 8일 서울 중구 감리회 본부교회에서 2023년 하반기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했다. 올해 장학금은 손 사모의 딸 나엘(3)양을 비롯해 초·중·고·대학생까지 총 41명에게 전달됐다. 손 사모는 “사랑의 장학금은 대학 때까지 성적이나 여타 까다로운 조건 없이 혜택을 주기 때문에 더 든든하다”며 “받은 사랑에 힘입어 나엘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목사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남겨진 가족을 돕기 위한 사랑의 장학 사업은 2002년부터 21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감 홀로된 사모들의 모임인 예수자랑사모선교회(예자회·회장 배영선)가 시작한 사업을 2009년 목회자유가족자녀돕기운동본부가 이어받았다. 이때부터 교회들의 후원이 늘었고 장학금 규모도 커졌다. 14년간 장학금을 받은 학생만 895명(중복 포함)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12억원가량이다. 기감 25대 감독회장을 지낸 김진호(84·도봉교회 원로) 목사가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예자회는 장학생 선발 등 실무를 지원한다.
전달식은 1년에 2차례 열린다. 올해는 물가 상승을 감안해 장학금을 증액했다. 대학원생과 대학생 200만원, 고등학생 100만원 , 중학생 70만원, 초등학생과 미취학아동 50만원이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아버지를 먼저 데려가셨지만 아버지가 속한 감리교회가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고 있다”며 “외로울 때마다 이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