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 <22> 양과 염소

입력 2023-08-08 03:06
양과 염소- 6세기 모자이크,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

그날에 인자가 영광의 보좌에 앉을 것이니
모든 민족을 각각 분별할 것이다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려내듯 분별하여
양은 오른쪽, 염소는 왼쪽에 세울 것이다

임금이 오른쪽에 있는 이들에게 말할 것이다
복 받은 사람들아, 너희는 나를 돌보아주었다
주릴 때, 헐벗었을 때, 병들었을 때, 갇혔을 때
내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고 돌보아주었다

임금이 왼쪽에 있는 자들에게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아, 너희는 나를 돌보아주지 않았다
내가 주리고 헐벗고 병들고 갇혔어도
나를 무시하고 한 번도 돌보아주지 않았다

주님, 우리가 어느 때 누구에게 그랬습니까
내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에게 대한 것이
바로 나를 그리 대한 것과 마찬가지다
양들은 영생, 염소들은 영벌에 들어갈 것이다

<해설> 예수님의 재림과 최후 심판에 관련된 비유로 마태복음에만 소개됐다.(마 25:31~46) 최후 심판을 주관하는 예수님은 처음에는 '인자(人子)'로 소개되었고, 나중에는 '임금'에 비유됐다. 처음 인자(사람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최후 심판 날에는 만왕의 왕인 임금으로서 모든 민족의 모든 사람을 심판하신다. 주로 흰색인 양들은 빛에 속한 구원받은 자들, 주로 흑색인 염소들은 어둠에 속한 저주받은 자들에 비유되었다. 또한 양들이 자리 잡은 '오른쪽'은 성경 문학상 복과 생명을, 염소들이 자리 잡은 '왼쪽'은 그와 반대로 저주와 사망을 상징한다. 그리고 심판 주인 임금은 '지극히 작은 자'를 자신과 동일시했다. 그런 자들은 다른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된 자들인 가난한 자들, 고아, 과부, 나그네 등을 가리킨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