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북상에 전격 철수… 이젠 ‘수도권 잼버리’

입력 2023-08-08 04:08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부안군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행사 관계자들이 세계 각국 대표단이 문화를 홍보하는 부스 앞에 설치된 그늘막을 해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과 준비 부족으로 인한 중단 위기에서 안정을 찾아가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결국 세계 각국 스카우트 대원 전원의 야영지 철수로 이어지게 됐다. 제6호 태풍 ‘카눈’ 상륙 소식에 대원들이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를 조기에 모두 떠난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7일 잼버리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태풍에 대비해 8일 잼버리 대원 전원을 야영지에서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피 인원은 156개국 3만6000여명으로, 대피는 8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 정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버스 1000대 이상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들 숙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시설과 교육시설, 호텔, 기업 연수원, 대학교 기숙사 등이 총동원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수도권 행정기관 및 민간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숙소를 제공하고 관광·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김 본부장은 “비용은 지자체가 적극 협조한 부분도 있고, 정부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책임을 갖고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먼저 잼버리 주최 측인 세계스카우트연맹에 요청해 이뤄졌다. 김 본부장은 “태풍이 내습할 경우 전북이 영향권에 들어 잼버리 야영지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돼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지시함에 따라 마련됐다”며 “연맹과 각국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한덕수 국무총리을 단장으로 하는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컨틴전시 플랜을 차질없이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6일부터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관계 장관들과 컨틴전시 플랜을 논의했다.

잼버리의 하이라이트인 K팝 콘서트 역시 전주에서 서울로 장소를 옮겨 열릴 전망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공연장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잼버리 중단’ 지적엔 “지자체와 영외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이 11일 예정대로 열린다. 장소만 옮기는 것일 뿐이고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안=김용권 기자, 정현수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