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중심이 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시민모금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4억원 넘는 성금을 모은 시민단체들은 오는 12일 범국민대회에서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에게 1억원씩의 지원금을 우선 전달하기로 했다.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를 돕기 위해 결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평화행동)’은 지난달 3일 시민모금 계좌를 개설한 이후 전국 각지에서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당초 10억원을 목표액으로 설정한 평화행동은 현재 5775건 4억784만여원을 모금한 것으로 집계했다. 6월 29일 첫 모금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한 지 39일 만에 4억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초 출범한 평화행동에는 피해자들과 줄곧 같이해온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비롯한 6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 중이다. 평화행동은 1차 성금 모금에 이어 내부 논의를 거쳐 2차 모금을 이어갈 방침이다.
시민모금은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과 박동기 남녘현대사 연구소장 등이 주도했다. 모금 실무를 담당하는 박 소장은 “독립운동 등 현대사 연구자로서 모금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의 저자세 외교에 실망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주는 시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양 할머니와 이 할아버지는 정부가 지난달 초 ‘제3차 변제’를 통한 한·일 강제징용 문제 해결 차원에서 피해자에 대한 공탁금을 법원에 접수하자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양 할머니는 “굶어 죽더라도 당사자인 일본 기업 미쓰비시가 사과하고 직접 지급하는 배상금이 아니면 절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