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스카우트 대원을 파견했던 영국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철수한 데 이어 미국도 퇴영을 결정하고 국내 관광 일정을 택했다.
6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영국 대표단은 전날과 이날 각각 1000여명이 퇴영해 서울로 이동한 데 이어 7일까지 서울과 경기 인근 호텔로 이동한다. 당장 귀국하는 대신 대회가 진행되는 오는 11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관광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제이컵 머레이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국장은 “이들은 새만금을 떠나서 기타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계속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용산과 중구의 호텔 로비는 선발대로 철수한 영국 대원들로 북적였다. 잼버리 마스코트인 ‘새버미’가 그려진 푸른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대원들은 명동과 용산 쇼핑몰 등을 둘러보며 서울 관광에 나섰다. 급하게 퇴영 결정이 내려지면서 체험 프로그램을 조율하지 못한 탓에 이들은 6일까지 휴식을 취한 뒤 7일부터 본격 관광에 나서게 된다.
참가자 4만3000여명 중 가장 많은 4400여명을 파견한 ‘스카우트 종주국’ 영국이 철수하면서 미국도 퇴영을 결정했다. 1500여명의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야영지를 떠나 평택 미군기지 캠프험프리스에 짐을 풀었다.
싱가포르도 야영지에서 철수했다. 다만 싱가포르 대원들은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인재개발원에서 머물면서 영내 프로그램에는 출퇴근 형태로 참여키로 했다. 반면 독일(2200여명)과 스웨덴(1500여명) 등 나머지 국가들은 잔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염에 대원을 보호하기 위해 영외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대회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날 세계 스카우트연맹에 90개 프로그램을 직접 제안했고, 연맹이 수용한다면 이르면 7일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에는 충남 보령 머드축제, 경북 경주 역사탐방 등이 포함됐다.
영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북연맹 비마이프렌드 소속 스카우트 관계자는 “지난 2일 새벽 5시쯤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 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잼버리 조직위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부모님들과 상의해 80명의 퇴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고, 강력 조치가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답변했다. 사건을 접수한 전북경찰청과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성적 목적의 침입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문화적 차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에 전북연맹 관계자가 브리핑장에서 항의하며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가부는 “경찰이 성범죄가 아닌 건조물 침입 문제로 규정한 것으로 보고받아 ‘경미한 것’이라고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