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채널A의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에서는 엄한 아빠의 모습 때문에 피해의식이 생겨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남자아이가 등장한다. 영상 속 초등학생은 학교 급식시간에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고 새치기를 한다. 또 엄마와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빨간불 신호에 맞춰 정지하자 욕설을 내뱉으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아빠는 자기 아들을 훈육하기 위해 물리적 위력을 가하거나 자식을 버리겠다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최근 몇 년 사이 결혼 생활과 육아 과정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다룬 TV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이들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결혼 출산 육아가 불행과 갈등, 고통의 대명사처럼 비친다는 것이다.
두란노 결혼예비학교 주 강사인 김숙경 사랑연구소장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방송을 통해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이 자극적으로만 비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가정이 방송에 비치는 갈등을 겪는 것은 아니다. 비혼과 비출산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를 바라보는 2030 미혼세대의 반응은 차갑다. 소셜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 댓글 등을 통해 바라본 젊은세대의 반응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으로 살아가겠다’ 등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김 소장은 교회 내 성경적 결혼·출산을 가르쳐 줄 프로그램 부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기독 청년은 결혼을 희망한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결혼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성경적 결혼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전 9:9)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이 같은 성경 속 메시지와 현실 사이의 골은 깊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이 같은 TV 프로그램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까. 김 소장은 “무작정 해당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라며 “자신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 같다면 멀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가 이 시대 젊은이들이 어떤 영적 전쟁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성경적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