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튼 카눈, 10일 한국 상륙… 전국에 거센 비바람 쏟는다

입력 2023-08-07 04:05
지난 2일 제6호 태풍 ‘카눈’이 일본 오키나와를 강타한 가운데 나하시에서 강풍에 뿌리 뽑힌 나무가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오는 10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진로가 전반적으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겠다. 카눈은 이틀간 거센 바람과 함께 비를 쏟아낸 뒤 11일 밤쯤 중국 쪽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지난달 장마로 발생한 수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가운데 카눈의 상륙까지 예상되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270㎞ 해상을 지난 카눈은 7일 오후부터 가고시마 남쪽 해상에 진입해 이동 방향을 북쪽으로 틀 전망이다. 이후 10일 남해안에 상륙한 뒤, 오후 9시 강릉 서쪽 약 100㎞ 부근에 도달하면서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카눈은 울릉도와 독도 방향으로 이동할 전망이었다. 그러나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카눈의 이동 경로도 계속 서쪽으로 이동했다. 상륙 예상 지점은 이날 오전까지는 경상 해안이었지만, 오후부터는 부산으로 바뀌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동쪽에서 발달 중인 열대저압부의 발달 정도와 위치, 동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의 확장,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상층기압골 위상의 영향으로 경로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와 일본 기상청 등 해외 기상 당국도 카눈의 한반도 상륙을 예상했다.


한반도가 카눈의 영향권에 들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 상륙 직전인 9일부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예정이다. 카눈은 일본을 강타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카눈과 유사한 진로를 보인 태풍 ‘하이선’의 경우 지난 2020년 경상권과 강원도 영동을 중심으로 최대 300㎜의 비를 퍼부었다. 또한 카눈의 영향으로 8일부터 11일까지는 동해 모든 바다와 제주도, 남해 해상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으며 물결도 높이 일겠다. 제주도 해안과 남해안에는 태풍에 의한 너울이 유입될 수 있어 피서철 해안가 안전사고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카눈이 북상하며 몰고 온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이번 주에도 폭염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7~8일 낮 최고기온은 35도를 기록하겠으며, 9일까지 전국 대부분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르겠다. 태풍이 상륙한 10일 이후에도 최고 체감온도는 33도에 달하겠으며, 도심과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