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구 서현역 일대 묻지마 칼부림 피의자 최모씨는 인근 시범단지 한양아파트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목격자들은 “최씨가 좀비처럼 걸어왔다. 테이저건이라도 맞은 줄 알았다”고 체포 현장을 설명했다.
인근 주민 서모(41)씨는 3일 “한양아파트 후문 인근 테니스코트에서 나오다 보니 165~170㎝ 정도로 키가 작은 최씨가 지나갔다”며 “까까머리에 검은색 옷을 입고, 손에 피가 흥건히 묻은 사람이 지나가서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계속 그냥 좀비처럼 걸어갔다”며 “너무나 흐느적거리면서 와서 테이저건을 맞았나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서씨는 “서현고가차도B 인근에는 중년 여성이 쓰러져 있었다. 부부였는지 옆에 있던 남성이 ‘누구 엄마’라고 외치며 울부짖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최씨는 직접 경찰 지구대로 뛰어온 시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오후 5시58분 사고 발생 신고를 받은 즉시 ‘코드 제로(최고 위급사항 단계)’를 발령하고 순찰차 3대와 강력팀 등을 출동시켰다. 오후 6시5분 최씨를 피해 달아나던 시민 2명이 서현경찰지구대로 들어와 “칼부림 용의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말을 듣고 서현지구대 소속 경찰관 A경장이 곧바로 밖으로 나가 최씨의 팔을 꺾고 넘어뜨린 뒤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 사람이 흉기를 저쪽에 버렸다”고 전했다. 이 덕분에 A경장은 주변 화분 뒤에서 범행에 쓰인 흉기를 빨리 발견할 수 있었다.
최씨가 직접 흉기로 찌른 피해자 9명은 남성 4명, 여성 5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 5명, 40대 1명, 50대 1명, 60대 1명, 70대 1명으로 다양해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로 추정된다.
성남=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