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따르는 제자들과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하시면서 주기도문을 알려주셨습니다. 주기도문은 무엇을 구하고 기도하는 것일까요. 다름 아닌 하나님 나라를 위한 기도입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 말씀하신 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기도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일까요. 진짜 사막에서 샘이 솟고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뛰노는 것을 연상할 수 있지만 말씀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보면 누구도 부족함이 없는, 강자와 약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기도가 필요합니다.
얼마 전 자녀들과 저녁을 먹으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10대 중에 가출과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며 자신들도 그러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원인이 바로 저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일이지만 주의 일을 한다고 가정은 제쳐두고 교회 사역에만 몰두했던 저의 과오입니다.
주기도문 첫 문장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처럼 하나님을 아버지로 고백하도록 아버지의 역할을 내게 맡겨 주셨는데 과연 자녀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하나님을 아버지로 고백할 수 있는지 돌아봤습니다.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을 보여주기보다 무책임하고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무서운 하나님으로 오해하도록 만들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성도의 가정과 교회가 하나님을 경험하는 천국이 되길 바라며 달려왔지만 정작 자녀들은 무섭고 두려운 지옥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다행히 교회를 개척하고 가정과 자녀들을 돌아보게 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아버지의 모습에 자녀들이 용기 내 속내를 고백한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자녀들이 잘못된 생각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했는데 과연 내가 용서를 할 자격이 있었을까요. 진짜 잘못한 사람은 나인데 누가 누구를 용서한단 말인가요.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나기는커녕 하나님은 무섭고 무자비한 분으로 오해하도록 만들었고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나님의 나라는커녕 내 말이 곧 법이고 내 뜻대로만 이루어지는 나만의 왕국, 나만의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었구나 깨달았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자녀들이 무엇 때문에 아파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른 채 자녀를 위한다고 잘 먹이고 입히고 지식으로만 채우려고 하지 않았는지 돌아봤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마귀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악마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자녀들이 시험들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주기도문을 진심으로 고백하고자 했던 나를 불쌍히 보시고 자녀들을 통해 내 모습을 보게 하셨습니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로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고 사모했지만 그것은 세상의 변화 이전에 나의 변화였으며 우리 가정의 변화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에 이루어집니다. 부디 이 땅의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가정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또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고 세상에 담대히 보여줄 수 있는 생명력 있는 교회와 가정이 되길 축복합니다.
이세용 좋은나무교회 목사
◇충북 청주 좋은나무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으로 예수님 안에서 바른 신앙으로 좋은 열매 맺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이세용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019년 좋은나무교회를 설립해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