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 간 경쟁이 최근 치열해지면서 금융소비자들 민원 제기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5개사 중 가입자들 민원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라이프생명보험(신한라이프)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라이프는 민원 건수 1위 생보사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2021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유지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탓에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불완전 보험상품 판매가 근절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2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한라이프의 보험가입자 10만명당 민원 건수는 7.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NH농협(6.74건)·삼성(6.54건)·한화(5.64건)·교보(4.95건) 등 국내 5대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다. 이 통계는 생보사별 전체 민원 제기 건수를 가입자 10만명당 발생 건수로 환산한 수치다.
신한라이프의 2분기 민원 현황을 보면 보험상품 판매와 보험료 지급 문제에 대한 민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상품별 민원 건수를 보면 종신보험에 대한 민원이 10만명당 20.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금보험(10.80), 변액보험(9.25) 등의 순이었다.
보험상품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한 과도한 영업이 많아질수록 민원 발생은 피할 수 없고, 금융소비자 불만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올해 1월 취임 이후 업계 2위로 발돋움하기 위한 ‘톱2(Top 2)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경쟁력 있는 영업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생보사들이 과도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 종신보험 상품의 환급률 조정을 요청한 바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민원이 많다는 건 판매 과정에서 보장성 보험이라는 설명보다 보험료 납입 완료 때의 환급률만 강조하는 식의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둘로 쪼개진 조직을 추스르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19년 외국계 보험사 오렌지라이프생명(옛 ING)을 인수한 후 기존 신한금융의 계열사 신한생명과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여전히 합병 효과를 기대만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양쪽의 업무 방식이나 조직 문화가 서로 다른 면들이 많아 서로 융화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