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때가 머지않다’는 얘기를 한다. 성경엔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벧후 3:8)는 구절이 있다. 이는 인간의 시간인 크로노스가 아닌 하나님의 시간, 즉 카이로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의 시간은 제한이 있지만 하나님의 시간엔 제한이 없다는 말씀이다. 결국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지나간 내일’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인간의 시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얘기이지만 말이다.
카이로스는 그리스어로 ‘기회’라는 의미다. 우리의 역사를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기회’일까. 바로 하나님의 통치가 구현된 세상인 ‘시온의 시간’이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새벽같이 온 것처럼 말이다. 78년 전 이날, 광복의 기쁨이 한반도에 넘쳤다. 일본과 대한민국이 겪던 갈등의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스스로 만들지 못한 독립으로 광복의 기쁨도 잠시, 이내 허리가 잘린 한반도와 남과 북의 대립, 그리고 6·25전쟁, 1953년 전쟁 종식이 아닌 휴전협정 등 해결되지 않은 갈등의 골이 깊은 역사가 올해로 70년을 맞았다. 정전 70년을 지나고 광복 78주년을 맞아 오는 14일 서울광장에서 특별한 예배가 진행된다. 이날은 대한민국 갈등의 역사 70년, 흉악의 결박과 멍에를 끊고 성령으로 남북한이 하나 되는 뜻깊은 행사가 펼쳐진다. 바로 시온대회준비위원회(시온대회)가 주관하는 복음통일찬양콘서트이다.
시온대회를 열흘 앞둔 지난 4일 경기도 성남 남한산성 자락의 ‘말씀과 기도의 집’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시온 콘퍼런스(10~19일)와 복음통일찬양콘서트(14일)를 주관하고 있는 준비위원장 장상길(61·인천 송도주사랑교회) 목사를 만났다. 장 목사는 5년 전부터 이날을 준비해 왔다고 했다. 장 목사는 이날 예배를 위해 국내외 교회들과 연합해 열방을 다니며 중보자들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교계 지도자들과 깊은 유대관계 속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날 드리는 예배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유대인과 30여개국 250여명의 중보자들이 한반도 복음통일을 위해 예배드리려고 모인다. 장 목사는 무엇을 위해 복음통일찬양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2023년은 예년과 달리 아주 특별한 해임을 강조했다.
“한반도에 카이로스 시간, 지금 때가 찼습니다. 이사야 9장 2절에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사는 자들에게 빛이 비치도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바야흐로 흑암의 땅 북한에 하나님의 큰 빛이 그들에게 비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불행한 역사, 갈등의 역사를 종식하고 연합의 새 역사를 통해 샬롬의 시대, 평화의 새 역사를 여는 결정적인 시간이 바로 2023년 8월이라는 것이다. 장 목사는 복음통일의 시점을 올해로 잡고 있다고 했다. 그 근거로 성경 말씀을 들었다.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우리가 연합해 하나님을 경배할 때 하늘 문이 열리고 남북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열방의 교회와 함께 정전 70년에 다니엘에게 주신 말씀처럼 “황폐함이 70년 만에 그치리라”(9:2)는 그 약속이 성취되는 2023년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야와 다니엘에게 주신 말씀으로 이제 정전 70년에, 흑암의 시간이 가고 광명의 역사가 시작되고 황무함의 시간이 지나고 풍요의 새 역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오는 14일 열리는 예배는 특별한 순서로 진행된다. 복음통일을 열망하는 대한민국 전 교회가 연합해 어린아이로부터 노년까지 전심으로 주님을 높이게 된다. 오후 3시에 전 세계에서 참가한 100명의 하프 연주자와 국내 70명이 함께한 연합 하프 예배자들이 이 땅의 결박을 푸는 평화의 멜로디를 하늘 높이 울린다.
장 목사는 엘리사가 거문고 타는 자들을 불러 연주하게 할 때 모압이 패망한 것처럼(왕하 3장), 하프가 연주될 때 갈등의 모든 쓴 뿌리가 뽑히고 북한 정권의 모든 악이 떠나가는 역사가 있을 것이며 연합의 새 장이 열릴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70명의 쇼파르(양각 나팔)가 힘차게 나팔을 불고 70명이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며 노래할 때 역대하 20장 22절 말씀 “여호와께서 복병을 두어 유다를 치러 온 암몬 자손과 모압과 세일 산 주민을 치게 하시므로”를 소개했다. 저들이 패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군대가 일어나 모든 적군을 패하게 하시는 역사가 성령님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광장에서 우리 성도 모두는 여호사밧의 군대와 백성이 ‘오직 주만 바라보나이다’ 하며 주의 얼굴을 구한 것처럼 회개하며 기도할 때에 하나님이 우리 죄를 사하고 이 한반도를 고쳐주실 것입니다.”
장엄하고 위엄 넘치는 하프와 쇼파르 연주가 회개 기도와 함께 예배의 서막을 열면 이후 온 세대가 함께하는 연합기도회와 온 지역이 함께하는 기도회가 이어진다. 사도행전 17장 26절에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고”라는 말씀대로 한 혈통으로 만들어진 모든 세대와 온 땅에 거주하는 모든 성도가 함께 하늘의 보좌를 흔드는 기도를 계속한다.
장 목사는 세대는 하나님 시간의 마디 점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친히 함께하시며 세운 언약의 증표라는 얘기다. 출생을 통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케 하시는 섭리가 세대로 이어지게 한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인간인 아담과 하와로 시작된 땅의 사역이 형님과 아우로, 누님과 동생으로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연합 공동체가 세대로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모두 하나님의 자녀로서 아브라함은 우리 큰 형님이고, 사라는 우리 큰 누님이며 이분들이 믿음의 세대를 이끌고 가는 것임을 강조했다.
저녁 연합예배가 시작되면 모든 성도는 경건함으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예배를 드린다. 예배 중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로 가득한 서울광장에서 오직 하나님께만 드리는 경건하고 거룩한 예배 시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민국의 심장 아니 지구촌의 심장인 서울광장에서 드리는 예배는 아주 특별한 예배가 될 것입니다. 이날 예배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축복 될 것이며 오직 성령으로 하나가 될 전망입니다. 온 세대와 온 지역, 온 열방이 함께 예배로 나아가는 자리야말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가 될 것입니다.
서울광장은 그동안 이념의 갈등을 조장하는 광장, 동성애 갈등으로 얼룩진 광장, 갈등(葛藤)이란 말처럼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고설킨 개인과 집단이 서로를 반목하며 적대시하며 충돌했던 장소였다. 하지만 이제 화해와 협력이 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소통과 희망의 광장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연합예배에서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주님을 찬양하고, 대한민국과 열방을 축복하는 선포식이 이어진다.
장 목사는 이 시간은 온전히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각 교회에서 찬양 사역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지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주님의 이름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남 고흥의 외딴 바닷가 마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장 목사는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세상을 섬기는 목회자로 만들었다. 1998년부터 8년간 수많은 노숙자를 사회로 복귀시켜 노숙자 사역으로 공중파 방송으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국내외 200여개 교회와 탈북자 출신 목회자가 사역하는 교회 40여곳을 돕고 있다. 2018년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를 통해 주한 이스라엘 대사를 소개받아 교제하면서 남북한 통일은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래는 예비하고 준비된 만큼 오는 법이지만 하나님의 법칙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한 기적을 낳는다. 장 목사는 이제 하나님의 카이로스 시간이 가깝다고 했다.
“2023년 8월 14일은 특별한 날입니다. 정전 70년 그리고 광복 78주년을 기념하면서 예배를 드립니다. 78년 전 광복의 기쁨으로 덩실덩실 춤추던 날, 그날은 전적인 하나님의 섭리를 통해 주신 기적 같은 날이었습니다. 이제 정전 70년, 갈등의 역사를 완전히 끊어내고 하나님의 더 특별한 기적과 성령님의 초자연적 역사를 통해 복음통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글·사진=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