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잇따라 모스크바에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본토 공격을 통해 러시아군의 전쟁 능력 약화를 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은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 정권의 드론 테러 공격 시도가 좌절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드론 2기는 모스크바주 오딘초프스키와 나로포민스키에서 방공망에 격추됐고, 드론 1기는 모스크바 시내 비주거용 건물 단지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드론 중 1기가 ‘모스크바 시티’의 고층건물 ‘아이큐쿼터(IQ-Quarter)’를 공격해 21층 전면이 파손됐고 유리창이 150㎡ 이상 부서졌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는 러시아 경제개발부, 디지털부, 산업통상부 등 정부 부처가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은 지난달 30일에도 드론 공격으로 5·6층이 파손됐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서쪽에 있는 모스크바 시티는 현대식 고층 건물이 밀집해 있는 대규모 상업지구다.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 도심 공격은 이틀 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0일 공격 직후 “전쟁이 러시아 영토, 상징적 중심지와 군사 기지로 돌아가고 있다”며 러시아 본토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자폭 드론을 공격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Y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소 세 종류의 우크라이나산 드론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으며, 이 중 하나는 6시간 동안 약 805㎞를 비행할 수 있는 모델이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모스크바까지 거리와 비슷하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명분상 보복을 넘어 상대의 전쟁 능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프레데릭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 육군 최고사령관은 “본토 공습은 우크라이나 남동부에서 러시아 점령지를 되찾으려는 대반격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러시아군의 강점인 보병과 대포를 무력화하는 가장 좋은 전략은 군사본부와 물류를 파괴, 약화 또는 교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통해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31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은 러시아 내부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거나 가능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