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캉스 대신 선교지서 구슬땀… ‘K미션’의 힘

입력 2023-08-01 03:01
코로나 팬데믹으로 닫혔던 선교의 빗장이 풀리면서 한국교회의 국내외 현장 선교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교회를 찾아 영적 회복을 위해 부흥의 불씨를 건네기도 하고, 해외 선교지의 필요를 채워주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런 ‘K미션’ 뒤에는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황금 같은 휴가를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현장 사역에 참여한 성도들이 있었다.

지구촌교회 성도들이 지난 22일 전북의 한 교회를 방문해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제공

경기도 성남시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는 지난 24일까지 8일 동안 전주시기독교연합회(회장 김복철 목사) 전주시성시화운동(회장 서화평 목사)과 협력해 국내전도 사역인 ‘2023 블레싱 전주’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31일 밝혔다. 68개팀 3650여명으로 구성된 ‘드림팀’의 사역으로 1만6000여명에게 복음이 전해졌고 이중 1700여명이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열매를 맺었다고 전했다.

지구촌교회 68개 ‘국내전도 MET(Mission Explosion Team)’는 전주 김제 익산 등 전북 지역의 68개 교회를 찾아 이·미용 봉사, 의료사역, 사진 촬영, 교회 수리, 노방 전도 등을 펼쳤다. 저녁에는 최성은 지구촌교회 목사를 비롯해 이동원(지구촌교회 원로)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원로) 목사 등이 말씀을 전했고 작은 교회를 세우는 연합집회와 청년집회 등이 열렸다. 이런 사역을 통해 1700여명이 결신했는데 이들 상당수는 지역교회로 인도됐다.

지역교회 목회자들은 큰 격려를 받았다. 전주 임마누엘교회 정영란 사모는 “장대비가 퍼붓는 상황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지구촌교회 성도들의 모습에 도전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구촌교회 손은진 권사는 “마을에 계신 여러 어르신을 뵙고 함께 웃고 울었다. 예수님 사랑을 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전주에 있는 1400여개 교회가 복음의 능력으로 하나 되고 예배·기도·다음세대·선교·전도의 회복을 이루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몽골 날라이흐순복음교회 앞에서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성도들이 새가족 초청 예배를 준비하는 장면.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제공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황선욱 목사)는 최근 몽골에 단기선교팀을 파송해 현지 유목민을 위한 공용샤워장 건립 등을 지원하며 복음을 전했다. 교회 단기선교팀은 지난 23일부터 29일(현지시간)까지 울란바토르시 날라이흐순복음교회(조대희 선교사)와 거르덕순복음교회(에르뜬바타르 목사)를 방문해 ‘실로암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실로암프로젝트는 작은 게르 촌에서 생활하는 탓에 따뜻한 물로 씻는 여건이 턱없이 부족한 거르덕순복음교회 주변 유목민을 위해 공중샤워장을 설치하는 사역이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는 자잿값 상승 등으로 샤워장 건립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후원금 50%를 모아 전달했다.

실질적인 선교 열매도 거뒀다. 지난 26일 저녁 날라이흐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새신자 전도 축제’에 450여명의 현지인이 참석했는데 이중 300여명이 새롭게 복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신했다. 황선욱 목사는 “영적으로 메마른 몽골 땅에 하나님 말씀이 심어지고 십자가 복음이 단비가 돼 싹이 자라는 걸 보고 왔다”고 말했다.

여의도침례교회 청년들의 지난 16일 일본 오사카침례교회 어린이 사역 모습. 여의도침례교회 제공

여의도침례교회(국명호 목사) 청년부(대학생 1부, 직장인 2부)는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두 달간 일본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 단기선교팀을 각각 파송하고 있다. 선교에 참여하는 40여명 청년들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문화 사역, 청소년 캠프, 지역사회 봉사활동, 어린이 성경캠프 등을 진행한다. 이관영 해외선교부 목사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은 방학이나 휴가 등을 조정하고 재정을 마련하며 사역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선교 전문가들은 팬데믹 후 지역 선교의 중요성이 대두된 만큼 작은 교회를 건강하게 살리는 사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선교를 진행할 때는 안전과 테러 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션파트너스 대표 한철호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려면 작은 교회를 세우는 로컬 선교를 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구촌교회 사역을 통해 1700여명이나 결신했다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정용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은 “팬데믹 후 본격적인 단기선교가 시작됐는데 안전 교육과 함께 현지 문화를 존중하며 테러에 대비하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아영 임보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