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성령의 열매- 화평의 열매

입력 2023-08-01 03:06

성령의 세 번째 열매는 ‘화평’입니다. 헬라어로는 ‘에이레네’입니다. 성경에서는 ‘화평’ ‘평화’ ‘평강’ ‘평안’ 등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한국말에서는 각각의 단어가 주는 느낌이 조금씩 다릅니다. 평강이나 평안은 ‘마음이나 심리적인 안정’의 의미가 강합니다. 화평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화목한 것’을 주로 의미합니다. 평화는 ‘전쟁의 반대이거나 사회적으로 조화로운 상태’를 말합니다.

성령의 세 번째 열매인 ‘에이레네’는 위의 모든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비슷한 히브리어로는 ‘샬롬’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인사할 때 “샬롬”하고 말을 건넵니다. 샬롬은 ‘전쟁이 없고 평화로운 상태’입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가 화평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화평은 ‘십자가’를 통해서 주어졌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 화평이 이뤄졌습니다. 십자가는 화평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죄가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습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다’고까지 말씀합니다. 결국 주님께서 우리를 대신해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모든 죄를 사하셨습니다.

우리가 받은 복음은 평화의 복음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십자가에 희생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이 화평을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맺어야 할 ‘화평의 열매’는 구체적으로 어떤 열매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첫째 ‘내 마음의 화평’입니다. 현대인들은 많은 일과 생각으로 그 마음이 평안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십시오. 내 마음은 ‘호수’같이 잔잔합니까. 거친 ‘파도’처럼 출렁대고 있습니까. 우리 마음에 평화가 없는 이유는 ‘홀로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세상의 소리와 염려가 우리 마음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과 TV, 스마트폰을 통해서 우리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소리가 들어옵니다. 이제는 어디든 인터넷과 연결돼 있기에 혼자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가끔은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상상에 빠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우리 안에 예수님이 살아계시면 평화가 주어집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잠들어 계시고 바람과 파도만이 친다면 우리는 흔들리고 불안할 것입니다. “고요하고, 잠잠하라”는 주님의 음성이 우리 영혼 위에 울리길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 마음이 평화를 얻습니다.

둘째 ‘이웃과 누리는 화평’입니다. 화평은 이웃과의 진정한 만남을 통해 이뤄집니다. 우리의 만남은 피상적인 만남이 많습니다. 내 마음의 공간을 열어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형식적으로 인사하고, 웃고 있을 뿐입니다. 현대인들이 외로운 이유는 이런 진정한 만남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웃을 향해 마음을 여는 사람에게 축복이 주어집니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낯선 손님을 정성껏 대했을 때 자녀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생면부지의 사람이었지만 강도 만난 사람을 위해서 하루를 허비하고 자신의 재물을 내어놨습니다.

화평의 길은 어렵지만 포기할 수 없는 길입니다. 십자가의 본질이 바로 화평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던져주신 해결책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를 통해 화평을 경험했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세상에 나아가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주님께 드리고 주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인격의 열매는 화평의 열매입니다.

이섭 목사(원주영강교회)

◇원주영강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교회입니다. 올해의 녹색교회로 선정됐으며, 기후위기와 생태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