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에 이동관 “공정 미디어 복원 총력”

입력 2023-07-29 04:00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동관(66)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명했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점수 변경 의혹으로 면직돼 공석이 된 지 약 두달 만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 후보자 지명 사실을 전하면서 “이 후보자는 언론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 네트워킹, 리더십을 바탕으로 윤석열정부의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가 다음 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게 되면 공영방송 개편과 미디어산업 규제 완화 등 현 정부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자는 지명 뒤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 시민단체가 그 대응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며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그리고 자유롭고 통풍이 잘 되는 소통이 이뤄지는 정보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감한 규제 혁신과 정책 지원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의 NHK 국제방송 같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넷플릭스 같은 거대 콘텐츠 유통기업도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태어난 이 후보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에서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낸 정통 언론인 출신이다. 이명박(MB)정부 때 영입돼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거치며 언론·홍보 사령탑 역할을 했다. 이후 국민의힘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 미디어소통특위 위원장과 인수위 특별고문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윤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로 일해 왔다.

이 후보자 지명 소식에 야당은 ‘MB정부 방송장악 시즌2’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거센 공방이 예상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 뜻에 어긋나는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해선 안 된다”며 “그야말로 국민을 무시하고 우습게 아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지명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방통위원장은 ‘방송장악위원장’ ‘방송탄압위원장’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국민과 민주주의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인사 폭거”라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자 지명은 지난 정권에서 편향과 불공정으로 일관하며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던 방송을 정상화하고 온전히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인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현수 박장군 기자 jukebox@kmib.co.kr